공수처 출범 50일 만에 500건 접수…검찰과 ‘이첩사건’ 힘겨루기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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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fpa 댓글 0건 조회 55회 작성일 21-03-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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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해럴드경제

공수처 출범 50일만에 판·검사 사건 포함 500건 접수
관련 사건 전부 처리할 수 없어 검찰로 이첩 불가피
판·검사 사건 때마다 ‘기소주체’ 놓고 갈등 생길 수 밖에 없어
법조계, “공수처 논리대로 하려면 새로운 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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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한 지 50일 만에 500건이 넘는 사건을 접수했다. 상당수 사건을 경찰이나 검찰로 이첩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에서, 판사나 검사 사건 기소권을 누가 갖느냐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검찰과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공수처에 따르면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 건수는 출범 50일째인 지난 12일 기준 561건으로 집계됐다. 공수처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처 검사 선발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1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문제는 공수처로 직접 고소, 고발되는 사건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판사나 검사 관련 사건이다. 공수처는 이미 김학의 불법출국금지 의혹 사건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규원 검사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했지만 수사는 검찰이, 기소는 공수처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 4일 밝힌 바에 따르면 판사나 검사를 상대로 한 고소, 고발 사건은 연간 3000건 정도 규모다. 대부분 사건 당사자가 처리 결과에 불만을 가진 사안이어서 실제 강제수사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지만, 접수된 사건을 모두 공수처가 소화하기는 불가능하다. 김 처장은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으로 3000건을 다 처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수처가 판사나 검사 사건을 검찰에 이첩한 경우 수사와 기소를 모두 검찰이 하는지, 수사는 검찰이 해도 공수처가 기소하는 것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현행 공수처법은 검사 사건 관할을 공수처로 정하고 기소권을 공수처에 부여하고 있을 뿐, 이첩된 사건 처리에 관해서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만약 검찰이 수사한 사건을 공수처가 기소한다면 사실상 수사지휘를 하는 구조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양 기관이 서로 기소권한이 있다고 충돌할 경우 이 갈등을 조정할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냈던 양홍석 변호사는 “만약 공수처가 예전에 검찰이 수사지휘하는 것처럼 수사만 하고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은 공수처가 할테니 다시 재이첩하는 걸 원칙으로 하겠다고 할 것 같으면 법을 바꿔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바람직한 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을 맡고 있는 정웅석 서경대 교수도 “본질적으로 검찰과 공수처의 관계는 수사 대상을 3급 이상, 4급 공무원 이렇게 직급으로 나눈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위 기관, 지휘 관계로 보긴 어렵다”며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법 규정이 나와야 하지만 입법·행정·사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관인 공수처의 규칙 권한이 어디서 나오는가에 대한 부분이 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공수처가 일단 이첩을 하면 검찰이 수사와 기소까지 맡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 24조 3항은 고위공직자 사건을 경찰로 이첩한 경우,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 기소 여부를 검찰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로 봤을 때 공수처가 검찰로 이첩한 사건 역시 검찰이 기소권한을 갖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공수처는 검찰로 재이첩한 김학의 전 차관 사건과 관련, “‘수사’ 부분을 이첩해 수사를 계속하도록 한 것이므로 ‘공소’ 부분은 여전히 수사처의 관할 아래에 있다”며 “수사 완료 후 사건을 송치해 수사처가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건’을 이첩한 게 아니라 ‘(수사) 권한(만)’ 이첩했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해괴망측한 논리”라며 비판했다.

pooh@heraldcorp.com